등교 거부하는 내 아이, 혹시 분리불안?
아침마다 “배가 아파요”, “머리가 아파요”라고 말하며 학교에 가기 싫다는 아이. 처음엔 단순한 꾀병이라 생각했다가, 점점 반복되는 모습에 부모의 걱정도 커집니다. 초등학생이 된 이후 등교를 거부하고, 부모와 떨어지길 두려워한다면 ‘분리불안장애’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분리불안장애는?
분리불안장애는 아이가 애착 대상과 떨어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사실 유아기에는 분리불안이 흔하지만, 만 6세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학령기 아이가 학교나 친구 집에 가는 걸 거부하거나, 부모와 떨어질 때마다 울거나 불안 증세를 보인다면 조기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리불안장애의 증상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모와 떨어지기 전 반복적으로 불안을 호소하거나, 부모에게 사고가 날 것이라 과도하게 걱정하기도 합니다. 혼자 있는 걸 심하게 두려워하고, 잠을 자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복통이나 두통 같은 신체 증상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이런 증상들이 4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분리불안의 원인
그렇다면 아이는 왜 이런 불안을 느끼는 걸까요? 원인은 다양합니다. 부모의 과잉보호나 지나치게 밀착된 양육 방식, 부모의 불안감이 아이에게 전이된 경우, 혹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이사, 이혼, 동생 출산 등)도 원인이 됩니다. 한편 어릴 적 극심한 공포 경험이나 트라우마, 그리고 유전적 요인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부모의 태도입니다. 아이를 다그치거나 “다른 애들은 다 잘 다니는데 너만 왜 그래?”라는 말은 불안을 더욱 키웁니다. 아이의 불안을 인정하고, “네가 학교에 가기 싫은 마음이 있구나”라고 공감해 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이는 ‘내 감정을 이해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낄 때 조금씩 변화를 보입니다.
분리불안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효과적인 방법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인지치료입니다. 아이가 불안해하는 비이성적인 생각을 현실적인 시각으로 바꾸도록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엄마 없이 학교에 가면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학교는 매일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어”라고 이끌어주는 방식입니다.
둘째, 단계적 노출훈련입니다. 처음부터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씩 혼자 있는 연습을 통해 불안을 줄여나가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혼자 교실에 들어갔다가 엄마와 함께 귀가하는 단계에서 시작해 점점 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셋째, 사회성 및 자신감 향상 훈련입니다. 분리불안을 겪는 아이들은 대체로 자신감이 부족하고 내성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래 친구들과의 놀이 경험을 늘리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경험이 누적될수록 아이는 점차 독립성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분리불안장애는 단지 아이의 성격이나 성향 문제가 아닙니다. 양육 태도, 가정환경, 부모의 감정이 모두 맞물려 나타나는 복합적인 현상입니다. 따라서 부모의 변화 없이는 아이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습니다.
아이의 등교 거부가 계속된다면, 그 안에 담긴 감정의 메시지를 먼저 읽어주세요. 혼자서 해결하기 어렵다면 아동심리전문가나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과 여유 있는 마음으로 함께 걸어가 주세요.